[빅맨]2.정재화 그루터 책임개발자의 하둡도전기
도안구 기자 | 2013년 01월 10일, 오후 4:52
“새로운 도전을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변신도 하구요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준 아내와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빅맨(Bigman) 시리즈 두번째 주인공은 빅맨들이 넘쳐나는 그루터(Gruter)에서 근무하는 정재화 책임개발자다. 정재화 개발자는 위키북스의 ’시작하세요 하둡프로그래밍‘의 저자이기도 하면서 ‘갑’에서 ‘을’로 이직하는 모험을 택했고, 프론트 엔드 개발자에서 백엔드 시스템 개발쪽으로 도전을 선택했다. 그가 한 말은 바로 지난해 일어났던 변화, 도전에 대한 소회인 셈이다.
연말 연시 모처럼 교보문고에 들러 클라우드(Cloud)나 빅데이터(Bigdata) 관련 책을 찾다가 인터뷰 대상자인 정재화 책임개발자의 책을 손에 잡았다. 물론 책이 나오기 전부터 권영길 그루터 대표가 “아주 좋은 사람이 그루터에 합류해”라고 하도 자랑을 해대서 실제 만남이 무척 기다려 진 것도 사실이다. 국내 많지 않은 하둡 관련 책 저자라는 점에서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저자와의 대화라는 핑게로 빅맨 시리즈를 해나가는데도 편할 것 같았다.
책 서문을 읽고 추천사를 보다가 ‘앗싸!!’ 하면서 저절로 무릎을 쳤다. 추천사를 써준 분들이 많다. 권영길 (그루터 대표이사, 책은 그루터 오기 전에 쓴거라고 ^.^), 김우승(줌인터넷(주) 연구소장), 심탁길 (SK C&C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팀 부장, 솔루션 개발 총괄), 이경준 (NHN 데이터정보센터 BI실 실장), 조동환(Liaison Architect between Business and Technology, 전)쿠팡 데이터연구소 소장), 조현종 (오픈소스 올챙이(Tadpole for DB Tools) 개발자), 한재선 (KT Cloudware CTO 겸 NexR 대표이사), 황순현 (엔씨소프트 전무, 웹모바일센터 센터장) 등 국내 빅데이터 분야에서 방귀깨나 낀다는 이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이분들 찾아가는 시리즈만 해도 될 것 같다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본론으로 들어와서 책을 쓴 정재화 책임개발자의 서자 소개란을 잠시 보자.
지난 12년 동안 큐릭스, NHN, 엔씨소프트에서 자바 개발자로 근무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현재는 웹 개발자에서 하둡 개발자로 새로운 시작을 위해 가족과 함께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하둡 기술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블로그(blrunner.com)를 운영하고 있다.
소개 글을 읽으면 “참 좋은데 다니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사람이 책까지 썼네”라고 오해할 수 있다. 기자도 직접 저자를 만나기 전까지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엇다. 그런데 이 책은 그의 도전과 변화를 고스런히 담고 있는 ‘증거’였다.
그는 “하둡을 접한 지는 아주 오래되었지만 정말로 깊게 파본 건 몇년이 안되었습니다. 근무 기간 상당 부분은 웹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웹 업무 중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운영 툴이나 웹 프레임워크 분야에서 일하면서 몇년 전에 하둡(Hadoop)을 보긴 봤죠. 그런데 저도 자바 개발자기는 하지만 영역이 좀 다른 분야다보니 관련 서적 조금 보다가 바로 접었었어요. 그런데 NHN에서 엔씨소프트로 이직하고 관련 업무를 하다가 하둡을 다시 보게 되었죠. 많은 변화가 있었고, 정말 이걸 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고 내부 서비스에 적용해 보면서 배워나가다가 책까지 쓰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IT 전공자가 아닌 이들은 똑같은 기술을 가지고 자신들이 일했던 영역을 바꾸는 게 아주 쉽다고 오해한다. 프로그램 하나만 배우면 운영체제부터 웹 서비스까지 혼자 다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재화 책임연구원의 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 일답.
도 :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어떤 업무들을 주로 했는지 궁금하다.
10년 동안 자바로 개발해 오고 있는 개발자입니다. 큐릭스, NHN, 엔씨소프트를 거처 지금은 빅데이터 플랫폼 전문 회사인 그루터에 몸담고 있습니다. 자바를 쓰면서 저는 웹 업무와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해 왔습니다. NHN 한게임 관련된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운영툴이나 웹 관련 프레임워크를 개발했죠. 좀더 특화된 경력과 경험을 쌓고자 엔씨소프트로 옮겨었구요. 게임 포털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사이트 개발 관련한 반복적인 작업들이었어요.
도 : 하둡엔 왜 관심을 가졌나.
NHN에서 한게임 BI 툴 같은 걸 만들면서 보게 되었죠. 3~4년 전인 것 같습니다.그런데 그 때는 완전 백엔드 시스템 분야여서 제가 가는 쪽하고는 달랐어요. 책 한권 샀다가 1장 간신히 읽고 덮었죠. 먼지가 수북히 쌓였던 기억이 납니다. NC소프트에 와서 게임 포털 개발하다가 서비스 개선을 하고 싶어서 로그들을 처리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웹로그나 게임로그를 가지고 뭔가 해보면 재미날 것 같았어요.
2011년 말부터 2012년 초까지 웹로그 관련된 설계를 했고 이를 기반으로 하둡 관련 파일럿 프로젝트도 진행했어요. 내부 반응이 참 좋았고, NC소프트 데이터 분석하는 다른 부서에 있는 선배 개발자들이 많이 도와주셨죠.
준비를 하면서 다시 하둡을 보니 3~4년 전과 비교해 많이 달라졌더라구요. 웹로그 같은 것들은 저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항상 나오는 것들이거든요. 다시 보니 자바를 처음 공부할 때 같은 ‘스파크’가 튀더라구요. 열정이 다시 솓아 올랐다고 해야 될까요? 굉장히 즐겁게 했어요. 예전에 모르던 걸 다시 알고 깨달으면서 즐겁더라구요. 물론 몸은 힘들었죠. 근무 시간에 공부할 수 없으니까요. ^.^ 앞으로 개발자 경력은 이 분야로 잡아도 될 정도로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어요.
도 : 하둡은 처음 접하고는 왜 깊이 있게 다가가지 못했나.
하둡이 분산 처리 관련된 것이잖아요. 처음 접했을 땐 개념 자체도 무척 복잡했고 맵리듀스로 돌아간다는 데 저는 좀 부정적이었거든요. 그냥 데이터베이스로 처리하면 될 걸 굳이 파일로 해서 로그를 처리하면 되는데 왜 저럴까. 정말 큰 이유는 제가 회사에서 하던 메인 역할이 파일 시스템 같은 걸 개발하는 쪽이 아니었어요. 웹 쪽이었고 이 분야에서도 할 일이 많았어요. 지금도 물론 마찬가지지만요. 그러다가 우연치 않게 다시 보게 된 거죠.
도 : 변신이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니지 않은가. 백엔드 시스템 전문으로 하던 개발자들도 프론트엔드 쪽에 오면 너무 힘들어 한다. 역도 마찬가지 아니가.
변신이 쉽지는 않았죠. 지금도 여전히 그런 변신의 과정에 있구요. 그런데 전 그걸 선택하고 나아가고 있는 것이죠. 그렇게 변신을 하려다보니 책도 읽게 되고 자료들도 찾게 되고 고수들을 찾아 인사도 나누게 되죠. 같은 직장 내 동료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구요.
나오면서 후배들에게도 ‘전향’한다고 했었죠. 일을 하다보면 정말 개발자 롤 모델로 삼고 싶은 분을 만나게 되거든요. 그 분들도 꾸준히 한 길을 가시다보니 지금은 고수의 레벨에 올라서신 거고. 그 분들 특징은 멈추지 않고 계속 공부하고 적용하고 정리하신다는 거죠. 제가 그 분들을 롤 모델로 삼고 변해가듯이 언젠가는 저를 롤 모델로 삼아 개발자로 살아가는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제가 사랑하는 개발을 오래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구요.
도 : 또 어떻게 책까지 내게 되었나
파일럿 하면서 원서도 찾아보고 관련 서적들도 봤어요. 그런데 어떤 책은 너무 수준이 높아서 초보 입문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이제 수학에 입문한 이에게 복잡한 문제 내놓고 풀라고 하는 경우랑 같죠.
그러거면 번역서라도 내봐야겠다고 했는데 제가 번역하고 싶었던 책은 이미 판권이 팔려 있었어요. 다른 책 번역 의뢰가 들어왔었는데 위키북스에서 그냥 책을 집필하면 좋겠다고 제안이 들어와서 하게 된 거죠.
책은 예전부터 써보고 싶었어요. 개발 경력 12년이 되니까 그런 꿈이 생기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빅데이터나 하둡 관련된 책을 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 이왕 쓸거면 저처럼 이제 하둡에 입문하는 이들이 봐도 쉽게 쓰는데 방점을 뒀고, 실제 예제들을 통해서 배우는 것과 실제 적용이 다르지 않도록 했어요. 이 때 많은 지인들이 도와줬죠.
도 : 직장생활 하면서 책을 내기가 쉽지 않다.
NC소프트에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준비하는데 둘째가 생겼어요. 저도 저였지만 아내가 정말 힘들었죠. 그래도 많이 격려해줬어요. 책을 쓰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밥 먹고 출근해서 6시~9시까지 책을 쓰고, 점심 빨리 먹고 책쓰고, 6시 끝나고 쓰기를 밥 먹듯이 했죠. 새벽에 못하면 밤에 하고, 지하철에서 블루투스 키보더가지고 쭈그리고 앉아서 쓰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즐거웠고, 제대로 써야 하는데 제가 정확히 알아야 쓰잖아요. 기존 책들을 보면서 저 스스로 새롭게 설치해보고 따 예제도 만들어서 따라하도록 했죠.
조금씩 하다보니 깊게 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디 가서 조금 안다고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죠. 물론 초기에는 내부 프로젝트라서 관련된 내용을 외부에는 공개할 수 없었습니다. 업무와 상관 없는 공통적인 것들은 제 블로그에 올리면서 조금씩 정리해 나가기도 했습니다.
기술이 어떻게 선순환되고 있는지 김형준 수석에게서 많이 배우고, 또 제 스스로 바뀐 개발자의 삶도 정리하는 글들을 블로그에 올리고, 페북 커뮤니티에도 간간히 올리다보니까 주위에 있는 좋은 분들이 격려도 해주셨죠. 나름 프로젝트 과정에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에 답도 해드리구요.
특히 이 자리를 빌어서 친정인 NC소프트의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더라도 일이 진행되려면 많은 분들의 협조가 필수적이거든요. 데이터정보센터나 웹센터의 많은 분들을 알게 되었고 장비 지원과 기술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주셨어요. 커뮤니티 멤버분들도 질문하면 다들 자기일처럼 알려주고요. NHN 친구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책을 쓰고 리뷰를 많이 해주면서 실제 현장에서 적용가능한 입문서가 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도와주었습니다.
열정하나로 도전을 선택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격려와 힘을 실어주셨죠.
도 : 추천사를 써준 분들도 다들 쟁쟁한 분들이다.
추천사를 부탁했던 분들도 모두가 다 아는 분들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얼굴도 뵌 적이 없었어요. 그냥 책을 쓰고 연락을 드렸는데 흔쾌히 써 준 분들도 있었습니다. 고마운 분들이죠. 그 분들에게서 추천사를 받다니 정말 너무 감격스러웠습니다. 1년 전에는 정말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거든요.
도 : 서비스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빅데이터 플랫폼 회사인 그루터에서 일하고 있다. ‘갑’으로 살다가 ‘을’로 사는 게 엄청난 모험 아닌가.
하하하. 병역 특례를 하면서 우리나라 상황을 몸소 체험을 했었죠. 그 후 NHN이나 NC소프트 같은 곳에서 재미나게 일을 해 왔죠. 책을 쓰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직장에 대한 고정 관념 같은 걸 바꾼거죠. 제가 어느 회사 소속이라는 타이틀은 생각하지 말고 제 스스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길을 택했습니다. 고민도 많이 했었죠. 이직을 고민할 때도 제가 지금 움직이면 프로젝트 매니저로 가게 되는데 정말 그것이 제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것도 생각하구요. 스스로 돌아보니 지금은 제가 매니저로 옮기기보다는 전문 기업에서 제대로 일을 해보는 것이 제 미래 5년, 10년에 더 유익하고 좋을 것 같아서 그루터에 합류했죠.
도 : 막상 전설을 만날 때는 좋지만 함께 일하다보면 그 환상이 깨지기도 하지 않나?
하하하.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그 전설이 왜 전설인지 하루 하루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앞서 질문하신대로 을로 살기가 쉬울지 걱정을 많이 한 것도 사실인데요. 저희 회사 프로젝트에 나가보면 고객들이 정말 저희를 전문가로 대해주십니다. 좀 신선한 경험이죠. 또 하둡은 이제 리눅스 처럼 빅데이터 플랫폼 관련된 분야의 ‘코어’가 되어버렸어요. 무척 빨라진 거라고 생각듭니다. 그런데 하둡 생태계도 새로운 것들이 쏟아집니다. 저희 같은 플랫폼 회사가 새로운 걸 빨리 써서 이를 제대로 적용을 해야 되잖아요. 하루 하루가 배움의 연속입니다.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데 지금은 딱 그렇습니다. 읽어야할 논문도 많지만 내것으로 먼저 만들어서 우리 것으로 만들어 내는 비전을 가질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그리고 제가 스스로 해보다가 막히면 바로 물어보면 되거든요. 또 잘 가르쳐 주시죠. 좋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아는 거하고 실제 적용하는 건 다른데 하루 하루 배우고 바로 적용하고 또 배우고 있습니다.
도 : 너무 속 보이는 자랑 아닌가. ^.^
하하하. 이직 한지 얼마 안되었습니다. ^.^
도 : 빅데이터 쪽 입문을 하려고 해도 말한대로 데이터 속에 파묻혀 사는 조직이 아니면 실제 경험을 하기가 힘든 것들이 있지 않나.
물론 그렇죠. 저도 운이 좋아서 하다보니 그런 데이터를 보게 된 거고 그래서 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공부를 시작했으니까요. 조직 내에서 장비를 사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쉽지는 않죠. 근거가 필요하니까요. 환경 문제가 가장 큰 건 사실입니다. 물론 가장 좋은 건 회사 실제 업무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가지고 샘플로 테스트해보면 제일 좋지요. 게시판, 게임로그부터 해도 되구요.
또 외부에도 길이 많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아마존 웹서비스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기반으로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실제 샘플들도 올려놓고 있거든요. 재미난 업무 데이터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지금 처한 환경의 제약으로 인해 포기하지 말고 길을 찾았으면 해요.
도 : 책 한권 또 써야겠다.
2월에 쓰던 책이 10월에 초고가 완성되었어요. 그 과정을 본 아내가 다신 쓰지 말래요. ^.^ 쓰는 저보다 무척 고생했거든요. 둘째도 낳고 조리도 하고, 그 과정에 제가 회사도 그만두고 책을 쓰다가 이직한 거라서요. 근데 하둡 2.0도 나오고 손을 보긴해야돼요. 이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제 아내와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믿어 준 가족이 제일 큰 힘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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